목회자 칼럼  2022-07.03

요즘 우리 교회의 7-80대 어르신들을 만나 뵈면 이런 말씀을 종종 하십니다.

“목사님, 교회가 활기차게 변하고 젊어져서 좋은데 저는 잘 못 따라가겠습니다.”, “요즘 찬양도 잘 모르겠고 박수치거나 손을 벌려 서로를 축복해 주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좀 어색합니다.”, “요즘 이렇게 예배하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너무 급변해서요. 천천히 단계별로 변화를 주면 좋겠습니다.”

이 얼마나 소중한 의견을 담은 말씀입니까. 우리 어르신들의 고충이자 솔직 담백한 고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말씀을 해주시는 것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지난 수십 년의 시간동안 교회를 사랑하고 섬겨 오신 어른들의 말씀은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담긴 고견입니다. 말씀을 듣다보니 이분들이 여러 변화 가운데 어쩌면 소외감을 느끼셨을수 있겠다 여겨져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편 “목사님은 어려운 때에 오신것 같아요. 우리는 변화를 원하고 젊은 세대의 활성화를 위해 모시게 되었지만, 그래도 연세가 많으신 어른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끼어서 이런 저런 의견들을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예요. 양쪽에서 원하는 속도와 의견이 다르니까요.” 라는 말씀은 참 격려가 되었습니다. 이 말씀 중, “끼어서”라는 표현에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지난 한 주간 동안 이 한 단어가 내내 마음에 남았고 ‘왜 하나님은 끼어있는 자리로 우리를 불러주셨을까?’라고 묻고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은 점점 선명한 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전통세대와 신세대 사이에서, 그리고 MZ세대를 섬겨야 하는 역할이라면 “끼었다”라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서로를 연결해 주는 “다리”가 되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니어 세대는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지혜가 있으실 것이고, 젊은 세대는 시니어 세대에게 드리고 싶은 열정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를 들여다보기보다 서로가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다리, 떨어진 것을 잇는 가교架橋가 되어주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전통과 변화의 한복판에 선 우리, 여러 의견과 감정 속에서 진짜 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끼어있어 안타깝고 억울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교가 되어 하나님의 소망을 이루는 것을 원하십니다.

우리는 늘 고민해야 합니다.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전 1:9) 새 것이 없으니 대충 하거나 놔두라는 의미가 아닌, 오랜 것 속에 새 것이 시작되고, 새 것은 다시 오래 된 것으로 돌아간다는 순환의 원리가 곧 하나님의 섭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시니어 세대와 젊은 세대 안에 끊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소통과 순환의 일들이 일어나기를, 저를 포함하여 서로를 잇는 가교가 되는 한 분 한 분이 튼튼하게 세워져 가기를 소망합니다.

담임목사 장영환 드림 (solalogo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