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0 목회자칼럼

지난주 함께 사역하는 분 중 한분의 확진 소식을 듣고 바로 전체 교역자 및 직원들이 항원검사를 받았습니다. 아무리 오미크론이 대유행이라 하더라도 백신 접종을 했고, 그동안 건강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함께 하는 사람들 모두 문제없을 거란 확신을 가지고 선별진료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항원검사에 이어 이튿날 PCR검사에서 양성반응이란 결과를 앞에 두고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짧은 순간 수많은 생각이 스치며 두려움과 걱정이 물 밀 듯 밀려왔습니다. 가족들의 얼굴이, 그리고 우리 염광교회 가족들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습니다. 코로나와 오미크론이 퍼지는 상황도 염려가 되었지만, 우리의 예배를 멈춰야 할 수도 있단 생각이 들자 어찌해야 할지 순간 난감해 졌습니다. 감염이 된 자신을 돌아보며 질책하기도 하고, 약해진 면역력을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중 마음 한 구석이 묵직해지며 ‘영환이 너, 지난 주일에 뭐라고 설교했니?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본다며. 그래서 예수님의 시간대로 해석해야 한다고, 격리 중인 성도들에게 응원도 하고 그랬잖아. 그런데 너는 이런 일을 당하니 설교랑 다르게 왜 이 모양인 거지?’라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철부지 아이 같던 마음이 즉각적으로 멈춥니다. 그리고 이 상황이 하나님의 영광을 제대로 보고 경험하는 일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할 마음을 주셨습니다. 진실하게 말씀대로 살 수 있는 기회, 예수님의 마음을 알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며칠을 지내니 이런 은혜가 풍성해집니다.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성도님들과 이웃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경험하게 하시니 감사하고, 교회와 예배를 나의 힘이 아닌 하나님께 온전히 맡기게 하셔서 감사합니다. 곁에 있는 가족을 더 깊이 사랑하고 바라보게 하셔서 감사하고, 함께 상황을 이겨낼 너무 든든하고 좋은 동역자들과 당회와 성도들에 감사합니다. 선별진료소와 보건소 및 의료행정을 담당하는 의료진들의 수고를 알고 기도하게 하셔서 감사하고, 건강했던 지난날이 얼마나 큰 축복이고 사랑이었는지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하루 성도들의 관심과 기도로 이렇게 사랑받고 있음에 감사하고, 그 사랑으로 회복되어감을 감사합니다. 이 과정 가운데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보게 하시고 소망을 붙잡게 하셔서 주변을 돌아보며 나아갈 수 있게 하심에 감사합니다.”

격리해야 하고 몸이 아픈, 아직은 어렵고 어색한 상황이지만 오늘도 새로운 아침과 튼튼한 마음을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회복하게 하실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확신합니다. 우리가 말씀대로 믿으면, 어느 때이든 무슨 일에서든 하나님의 영광을 볼 것입니다. 지금도 병환 중에 계신 성도님들, 그리고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며 살아내고 있을 염광교회 가족분들을 더욱 사랑하고 축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