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9  우리들의 이야기 YKC4U

몇 주 전 주일의 일입니다.

1부와 2부 예배 사이에 사무실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어디에선가 하모니카 소리가 들립니다.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인가, 아니면 오늘 봉헌 특송 연습인가’했지만 그 연주는 창문 너머로부터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창밖을 보니 한 어르신이 교회 앞 길가에 앉아 하모니카를 불고 계셨습니다. 찬송가 연주였는데 어쩐지 구슬프게 들렸습니다.

백 목사님에게 누구이신지, 길가에 앉아계시면 사고의 위험이 있으니 교회로 들어오시게 하면 어떨까 하니 이미 들어왔다 나가신 것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이미 한 성도님의 인도로 환대를 받았고 교회 여러 성도들과 인사도 나누셨다 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쌀을 사기 위한 약간의 돈이 필요하다는 말씀 앞에서도 우리 성도들은 충분히 가능하고, 훨씬 더 좋은 것(복음)도 드릴 수 있다고 안심시켜 드렸다고 합니다. 이 같은 상황이 지난 후 그 어르신은 다시 바깥으로 나가 하모니카를 불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제가 바라본 광경을 담은 사진입니다. 한 성도님이 그 어르신의 옆에 ‘같이’ 앉으셨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입니다. 그 성도님은 다리가 불편하신데도, 예배를 위해 입고 오신 양복도 상관없이 같이 곁에 앉아 주셨습니다. 그 장면이 너무도 아름다워 사진에 담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어르신은 자리를 떠나셨고 아직은 다시 오시지 않았습니다. 오신다면 언제든 환영할 것입니다. 누구신지 잘 모르고, 진짜 원하셨던 것도 저는 모르지만, 그분을 대하는 우리 성도님들의 마음과, 그 마음을 기뻐하셨을 예수님의 마음은 알 수 있습니다.

이 땅에서 가장 연약한 곳에 시선을 두시고 함께 앉아주셨던 예수님, 낫게 하신 예수님, 발을 씻겨  주시던 예수님, 그리고 나를 위해 죽는 것까지 하신 그 예수님의 시선이 우리를 향하고, 그 사랑이  우리를 통해 흘러갑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넘치는 우리 교회를 예수님은 어떤 모습으로 보실까 생각하며, 오늘도 그 사랑을 입고 흘려보내는 일이 마르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장영환 목사 드림(solalogo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