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7 목회자 칼럼

지난 주일, 예배를 마치고 나오니 동시 다발적인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새가족으로 등록한 분과 처음 인사를 나누는 자리였고, 하나는 부산에서 올라온 제자 커플이 인사를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고, 하나는 우리 당회원들이 식당에서 설거지 봉사로 섬기는 일이었고, 마지막 하나는 염광예꼬 어린 친구들이 물놀이(물총싸움)를 하며 여름 캠프를 마무리하는 자리에 축복기도 하는 일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염광예꼬 친구들에게 향했습니다. 어느새 저는 양복 상의를 벗고 앞치마를 두르며 손에 물총을 쥐고 있었습니다. 저를 향해 물총으로 조준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을 바라보며 저도 그 순간은 어린 아이가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이 어린 친구들이 담임 목사를 향해 물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긴다는 그 즐거움과 통쾌함을 말입니다. 잠시 신나게 물총싸움을 하고나니 온 몸이 다 젖은 줄도 몰랐습니다. “하나님 우리 아이들 때문에 너무 행복해요”라며 기도해 주고, 바로 새가족을 향해 달려갔는데 머리부터 신발까지 홀딱 젖은 모습을 보여 깜짝 놀라셨습니다. “아까 설교한 분이 맞냐”며... 죄송했지만 그 한 분의 소중함과 행복함으로 인사를 나누고 기다리던 제자들에게 향했습니다. 그리고 식당에 내려가니 장로님들이 거의 설거지를 마무리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래도 남은 일 즐겁게 하고 장로님들과 커피 한 잔 나누니 얼마나 행복한 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지 모릅니다. 온 몸이 다 젖었지만 참 행복한 주일이었습니다.

주중에는 대부도에서 진행 중인 염광유스 수련회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서해의 아름다운 해변과 갯벌을 곁에 두고 즐겁고 알찬 수련회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우리 친구들의 얼굴이 출발 때완 다르게 더 밝아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수련회를 위한 식당 봉사를 하러 가신 한 집사님의 이야기였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힘든 봉사를 하시냐?”고 옆에서 묻자, 집사님은 자신이 어린 학생이었을 때에 현재 시니어 권사님들이 봉사자로 오셔서 참 맛있는 밥을 지어 주시고 그렇게 열심히 섬겨주셨다는 것입니다. 그 밥을 먹고 자란 집사님이 이제 어른이 되어 그 사랑을 우리 자녀들에게 전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내리 사랑”이 수련회의 밥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니 온 몸에 전율이 흘렀습니다. 그러면 ‘지금의 이 청소년들이 어른이 되어 우리 교회의 귀한 일을 섬기게 될 것 아닌가’ 하면서 말입니다. 저도 그 밥을 배부르게 먹고 돌아왔습니다.

저는 아주 조금, 잠시 둘러보았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행복한 마음이 가득한데, 이 모든 것을 아시고 다 바라보시는 우리 하나님의 마음은 어떠하실까요? 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생명력으로 살아 꿈틀거리는 교회임을 믿습니다. 이런 교회에 성도가 되어 저는 너무 좋습니다.

담임목사 장영환 드림 (solalogo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