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8 목회자 칼럼

얼마 전, 잘 알고 지내던 목사님께서 경남 진주시의 한 상가건물에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지방의 도시였지만 혁신도시로 선정되며 그 곳에 국영기업이 자리를 잡게 되었고,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모여든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자는 비전을 갖고 개척한 것입니다. 이 목사님은 분당의 한 교회에서 오랜 시간을 부교역자로 사역했지만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귀한 믿음으로 아무도 아는 이 없는 그 도시에 교회를 개척한 것입니다. 그분의 길이 도전이 되고 감동이 되어 그 교회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교회 입구에 적힌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잠시 들어와 기도하고 가셔도 좋습니다” 이 공간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의미였습니다.

놀라운 일은 그 문구 때문인지 모르지만, 오며가며 잠시 들어와 상담을 하고 가는 분도 계시고, 무심코 새벽예배에 들른 한 가정은 등록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어떤 특별한 프로그램 때문이 아니었고 그분들에게 한번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답니다.

신학교 동기 중 한 목사님은 파주의 중심지에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오랜 시간 목동에서 사역을 하며 딱 한 번 가보았을 뿐인 낯선 곳 파주에 개척을 할 줄 몰랐다고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그곳에 교회를 세우고, 누구든 저 문으로 들어와 주기를 간절하게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개척을 하고 일 년 동안 아무도 오지 찾아오지 않았고 오직 가족만 예배의 자리를 지켰는데 일 년이 지날 무렵 한 가족이 교회에 들어왔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 지난 일 년 간 사용한 적 없던 등록카드를 내민다는 게 너무 조심스럽고, 혹시나 방문하고 떠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합니다. 여러 생각이 오가는 중 그분들이 먼저 등록카드를 달라고 했고,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등록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는 얼마나 열려 있는 교회인가?’ 거의 매주 방문하시는 분들과 등록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축복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어느 때이든 누구나 마음 편하게 들어올 수 있는 교회인지, 우리의 입장이 아닌 늘 상대의 입장에서 교회의 문턱을 낮추는 일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왕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한없이 낮고 겸손히 다가오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교회 앞을 지나는 우리의 이웃, 강아지와 산책중이거나 등산을 위해 지나는 분들, 그리고 교회를 지나는 모든 분들에게 잠시 쉬었다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공간이기를, 마음을 내려놓고 기도하고 가기에 부담이 없는 곳이 되기를, 우리가 더 예수님을 닮은 교회를 세워가길 소망합니다. 우리도, “잠시 들어와 기도하고 가셔도 좋습니다”라며 편안한 기도의 자리를 마련해 보렵니다. 그 일을 위한 작은 변화에 즐겁게 반응하고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담임목사 장영환 드림 (solalogo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