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3 목회자 칼럼

“와, 이것 너무 예쁜데요. 저 하나 챙겨가도 되죠?”

최근 우리 교회를 방문한 타 교회 권사님께서 우리 주보를 보며 하신 말씀입니다. 그냥 하신 말씀이라 생각하고 다시 여쭈었더니 정말 그렇다는 것입니다. 진짜 주보가 예쁘고 내용도 좋다고 하시며 챙기셨습니다.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는 한 번도 우리 주보가 예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쁘게 하려고 했다면 다양한 색상과 이미지를 담아내었을 것입니다만 우리 주보는 정보 전달에 충실한 것으로 만족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진짜 우리 주보가 예뻐 보일 수 있겠다. 아니 예쁜 것보다는 뭐랄까, 독특한 아름다움이랄까.’ 왜냐하면 세상 이런 주보는 찾아보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우리 주보가 지니고 있는 독특한 점 몇 가지를 생각해왔는데 어쩌면 그런 독특함에 끌린 매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일단, 색상 자체가 단색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사용하는 주보 복사기의 기능 상 단색만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단색이 주는 레트로 느낌이 있습니다. 화려한 이미지가 가득한 세상에 단색으로 나타난 존재감은 얼마나 크겠습니까? 물론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나, 지금처럼 핸드폰으로 QR코드를 이용하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보 안에는 여섯 면이나 됩니다. 그만큼 읽을거리가 많습니다. 주보의 기본적 기능인 예배 관련 소식을 한눈에 볼 수 있고, 담임 목사의 생각, 이번 주 함께 기도할 제목, 다음 세대와 선교지 소식, 그리고 최근에는 주간에 있었던 소식을 사진으로 담아내기까지 합니다. 참, 성경완독 릴레이나 성경퀴즈가 담긴 별지는 교회의 역사를 담아낸 소중한 코너입니다. 특별히 저에겐 성경퀴즈 별지가 참 좋습니다. 매주 읽어야 할 성경 내용과 그 내용 중 일부를 점검할 수 있는 퀴즈는 우리 믿음의 세대(시니어)에 너무나 좋은 도전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니 우리 주보를 자랑만 하는 것 같아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그러나 무조건 새것으로, 화려해야만 앞서 가는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좋은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서울의 옛 모습을 지닌 익선동과 북촌에 젊은 세대가 몰리는 핫-플(Hot Place)이 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예일 것입니다. 물론 더욱 주님 보시기에 합당한 것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은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말씀인데, 우리 주보의 특징을 더 잘 살려가는 작업에 관심이 있거나 참여하고자 하는 분은 이메일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우리 주보를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성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늘 소중히, 더 꼼꼼히!

장영환 목사 드림 (solalogos@daum.net)